사내시스템 도메인은 정말로 재미 없는가?

Sight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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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8. 17:02

과거 필자가 사내시스템 도메인 분야로 이직한다고 말했을 때, 주변의 많은 분들이 말렸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 기억은 몇년이 지난 지금도 머리속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최근에 다른분과 커피챗을 할 기회, 그리고 과거의 경험들을 회고해봤을때

어느정도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글을 남겨봅니다.

 

ChatGpt가 그린 ERP 도식도 (그림은 정말 잘그린다)

 

사내시스템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사내시스템은 ERP, 혹은 업무시스템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백오피스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인 ERP로 치면 SAP 정도가 있겠네요. 

 

ERP에는 여러 모듈들이 있습니다. 

 

- HRM: 인적자원 관리 (Human Resource Management)

   인사시스템, 영입시스템 등등

 

- SCM: 공급망 관리 (Supply Chain Management) 

   구매 시스템, 입찰시스템 등등

 

- CRM: 고객관계관리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을 예시로 들 수 있을것 같네요.

이 외에도 결재시스템 등등 여러 업무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개발자들은 왜 이 분야를 기피하는가?

 

주변의 많은 개발자분들이 이 분야를 기피하는데요. 저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피점 1.  (익숙하지 않은 ) 도메인의 복잡성

 

제 생각에 개발의 영역보다 도메인의 영역이 더 많이 중요시되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기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도메인들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낯선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기업용 메신저와 인사시스템을 비교해볼까요? 

매일 메신저를 사용하니 전자에는 거부감이 없지만

후자에는 거부감이 드는게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기피점 2.  잘 해결되지 않는 고객의 불편함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보통 위의 1번으로 인해 서비스에 대해 어느정도 타협을 하게 됩니다.

그 타협의 결과는 그대로 고객이 받게 되죠.

 

다만 불편하더라도 기업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내 자원에 대한 관리는 시스템 없이는 정말 어려우니까요.

 

그렇다보면 1번과 2번이 계속 반복되며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만들어도 불편하다고 하니.. 개발자는 서비스를 만들고나서 뿌듯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가

 

장점 1.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피드백

 

사내시스템 분야는 대부분 B2B입니다. B2B에서 얻는 피드백은 항상 B2C보다 높은 수준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사내시스템이라고 하면 내부 직원에게 피드백을 들으니 더 수준 높은 피드백을 들을수도 있구요.

이런 부분이 정말 좋습니다.  (심지어 응답도 빠릅니다)

 

장점 2. 우리가 가진 문제는 모든 기업이 가진 문제

 

위의 시스템들은 모든 기업들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하는 시스템들입니다.

무언가를 관리한다는건 굉장히 힘든일이고 시스템으로 자동화해야합니다. 

기업은 영원히 존재하기 때문에 유행을 타지 않는 꾸준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걸 정말 고객입장에서 사용성 좋게 만든다면 고객의 불편함이 해소되면서 선순환으로

바뀔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내시스템을 정말 편하게 만든다면 쓰지말라해도 쓰고싶지 않을까요? 

누구도 야근을 하고 싶어하진 않으니까요! 

 

서비스가 갖춰야할 제일 좋은 상황

 

 

이걸 잘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도메인에 깔린 암묵적인 틀부터 꺠야 편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분야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잘 만든다는것

도메인 지식을 몰라도 누구나 사용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려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스템을 바라 볼 수 있는

초심자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축적된 도메인 경험치가 여기에서는 사용성 저해로 빠지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스템을 잘 만들기 위해선 그 시스템을 잘 몰라야합니다 ㅎㅎ)

 

그래서 사내시스템... 재밌나요?

 

저는 두가지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1. 현실의 불편함을 프로그래밍을 통해 해결하는것

2. 모두가 기피하는곳에 뛰어들어 훌륭한 가치를 찾는 것 

 

놀랍게도 사내시스템 분야는 이 두가지 모두 해당됩니다! ㅎㅎ

내가 회사에서 겪은 문제들은 모든 기업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딜 가던 모두가 같은 문제로 고민할거니까요!

 

그래서 이런 업무적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개발이나 도메인이야 이미 방법은 널리고 널렸으니 배우면 되니까요! 

 

그래서 이 도메인을 아직 좋아하고 있습니다. ㅎㅎ

이런 시스템을 정말 쉽게 만들어서 서비스로 출시한다면,

 

여러 회사에서 사용해서 시장에 들어가는 자본의 규모도 커지고,

트래픽도 들어나면서 언젠간 개발자들이 하고싶어하는 주류분야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추후에 경험치가 더 쌓이면 어떻게 해야 잘 만들지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ps. (여기서 재밋는건 이게 제가 jOOQ를 좋아하는 이유랑 완벽하게 똑같다는 겁니다 ㅎㅎ)